트럼프, 볼턴 맹비난 "웃는 모습 못 봐…원한 건 폭격뿐"
폭스뉴스 타운홀미팅…"똑똑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았다"
민주당 소속 바이든·펠로시·시장 등도 싸잡아 비판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쳤다"며 웃는 것을 본 적이 없고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폭격뿐"이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가 위스콘신주에서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자신을 저격한 회고록을 내놓은 볼턴 전 보좌관을 향해 "똑똑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았다"며 "일을 잘 해내지 못했다"는 힐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와 1년 넘게 일했지만 "미소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존, 당신은 웃기는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이 일화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날 인터뷰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지난 21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막아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 애초 예정대로 지난 23일 회고록이 출간된 뒤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맞수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해 "이야기할 때마다 두 문장을 이어서 사용하지 못한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억2천만명이 사망했다고 수치를 잘못 말한 실수를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소속 하원 의장을 거론하며 "두 사람은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그동안 해온 일은 그저 사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시카고, 볼티모어, 디트로이트, 오클랜드를 콕 집어 살인 등 강력 범죄 발생비율이 높은 도시로 호명하며, 민주당에 적을 둔 시장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특히 시카고의 경우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무려 18명이 살해당하면서 60년 만에 가장 많은 살인이 발생,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보다도 상황이 더 나쁘다며 "지옥에 사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이 신체 불심검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1990년대 뉴욕시에서 해당 정책을 시행한 당시 뉴욕시장 루디 줄리아니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으로 활동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워싱턴주 시애틀 도심 일부 지역이 점거당한 것을 두고는 시위대가 "미국 도시들을 탈취하고 있다"며 "시 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가겠다"고 경고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