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현대차 공장 건설인력 150명가량 '예외 입국' 허용
4월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양국 정부, 기업인 입국 신속화 논의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인력 150명 안팎에 예외적으로 비자를 발급, 이달 말부터 해당 인력이 한국에서 자카르타로 들어온다.
인도네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입국을 4월 2일부터 전면 금지했으나, 현대차 공장 건설은 국가 주요 사업으로 판단해 관련자 입국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현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은 77만6천㎡(23만5천평) 부지에 4천여개의 콘크리트 파일을 박는 작업을 끝내고 공장 벽체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12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양산을 목표로 자카르타에서 40㎞ 떨어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아세안 지역 첫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올해 5월 판매량이 불과 3천551대로, 작년 5월 대비 96% 폭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현대차는 공장 건설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이 4월 17일 현대차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애로 사항이 없는지 직접 챙겼고, 현대차는 공사 진행에 따라 한국에서 180명의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비자 발급 협조를 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4월 2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되 ▲ 단기체류비자(KITAS)와 장기체류비자(KITAP) 소지자 ▲ 외교비자 소지자 ▲ 외교 체류 허가와 공식 체류 허가자 ▲ 인도주의적 의료·식량 원조 인력 ▲ 승무원 ▲ 국가전략 프로젝트 종사자 등에게 예외 규정을 뒀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려는 한국인은 기존에 단기체류비자 등을 소지한 상태이거나,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예외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대차 공장 건설인력에 예외적으로 비자를 내준 것은 물론이고, LG 등 다른 한국 기업에도 한꺼번에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적정 인원씩 비자를 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경북 구미 공장의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 4만7천명을 넘기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매일 1천명 안팎을 오가지만, 경제 회복을 위해 잇달아 봉쇄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가령, 동남 술라웨시 주지사는 니켈 제련소 가동을 위한 중국인 근로자 500명의 입국을 중앙 정부의 요청에 따라 허용했다.
중국인 근로자들의 단체 입국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연기됐으나 중국 자본으로 지은 제련소 측이 "중국인 근로자 500명을 데려오지 않으면 인도네시아인 3천명을 채용할 수 없다"고 맞서자 이달 말∼다음 달 초 전원 입국이 허용됐다.
한편,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양국 간 '기업인 입국 신속화 제도'를 협의하고 있다고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이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먼저 방문 기업인의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입국 시 14일간의 자가격리 기간 단축 또는 면제를 해주자고 제안했고, 이를 한국 정부가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제도를 시행하면 상호 동등하게 적용이 되기에 양국 정부 간 온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지만 인도네시아는 1천명 안팎을 오가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인구당 코로나19 검사자 비율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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