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회계부정' 루이싱커피에 "나가라" '재촉'

입력 2020-06-24 10:14
나스닥 '회계부정' 루이싱커피에 "나가라" '재촉'

기약 없는 2019년 '수정판' 사업보고서…"내부 조사 중" 변명만

루이싱커피 상장 폐지 7월 공청회 후 최종 결정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나스닥이 대형 회계 부정 사건을 일으킨 중국 루이싱커피에 다시 한번 상장폐지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24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지난 17일 나스닥으로부터 두 번째 상장폐지 통보서를 받았다고 23일(미국 시간) 공시했다.

나스닥은 이번 통보서에서 작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이 이미 지났다면서 이는 명백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루이싱커피는 회계 부정 사건에 관한 내부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작년 사업보고서를 아직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때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이 회사는 지난 4월 작년 2∼4분기 매출액 규모가 최소 22억 위안(약 3천8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회계 부정 사실을 전격 공개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루이싱은 나스닥 상장폐지 방침을 재고해달라면서 청문회를 신청했다. 청문회는 7월 개최될 전망이다.

나스닥 규정에 따르면 대상 회사가 청문회를 신청하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현재 미국과 중국 관계 당국이 각자 루이싱커피의 사건을 조사 중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갈등 고조라는 극도로 민감한 시기에 중국 기업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루이싱커피 회장이자 최대 주주인 루정야오(陸正耀)가 중국에서 강도 높은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가뜩이나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격화되는 가운데 터진 루이싱커피의 대형 회계 부정 사건은 미중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장 규제가 부쩍 강화됐다.

이에 기존에 매우 활발했던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움직임이 크게 위축됐다.

또 넷이즈, 징둥 등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많은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면서 미국 자본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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