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금융사 기업대출 56%가 부동산업·건설업 대출

입력 2020-06-24 11:00
비은행금융사 기업대출 56%가 부동산업·건설업 대출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시 대출자산 부실화 빠르게 진행될 우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기업대출 322조 ·가계대출 573조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상호금융이나 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이 지난 3월 말 현재 322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기 부진에 취약한 중소법인이나 개인사업자 비중이 90%를 넘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322조원이다.

차주별로 보면 중소법인(169조원), 개인사업자(121조원) 대출이 90.1%를 차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이뤄진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등이 끝난 뒤에는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

업종별로 봤을 때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업 같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취약업종의 대출 비중이 전체 기업대출의 18.4%로 그리 크지 않지만, 부동산업·건설업 비중이 5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기 부진으로 상업용 부동산 등의 가격이 조정되면 대출자산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3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573조원이다. 4월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 차주의 가계대출 비중은 비은행금융기관이 9.0%로, 은행(2.2%)보다 크다.

업권별로는 특히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저신용 차주 비중이 각각 23.7%, 13.2%로 두드러졌다.

한은은 "향후 국내외 경기침체 심화로 가계 소득이 줄고, 기업 매출이 부진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대출 부실화 같은 신용리스크가 비은행금융기관의 주요 리스크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신용리스크 외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리스크도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투자와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포함한 비은행금융기관의 시장리스크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3월 말 현재 1천266조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상품투자는 1천45조원, 대체투자는 221조원이다.

특히 해외 유가증권 투자규모는 2014년 말 51조원에서 올해 3월 말 171조원으로 23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금융상품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에서 16.4%로 커졌다.

한은은 "금융상품투자 중에서는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해외 채권 등 해외 유가증권투자가 빠르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해외 금융시장으로부터의 시장리스크 전이 가능성과 외화자금 조달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3월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시장성자금 조달 규모는 276조원이다. 여전사(65.1%)와 증권회사(32.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은은 "비은행기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의 전파 경로가 될 수 있어 정책 당국은 감독을 지속해 적절히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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