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감염땐 10명 중 1명 사망 '수막구균질환' 인지도 부족

입력 2020-06-23 10:45
수정 2020-06-23 11:05
대학생들, 감염땐 10명 중 1명 사망 '수막구균질환' 인지도 부족

75%가 "들어본 적 없다"…기숙사 거주·해외 연수 잦아 수막구균성 질환 '노출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감염 후 자칫하면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급성 감염병 수막구균성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체 생활이 많아 수막구균성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대학생 4명 중 3명은 수막구균성 질환에 대해 들어본 적조차 없다고 답했다.

23일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대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수막구균성 질환 인지도 등을 설문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수막구균성 질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5%(254명)에 불과했다.

수막구균성 질환을 들어본 적 있다고 답한 254명 중에서도 50%(127명)는 질환 이름만 알뿐 구체적인 정보는 모른다고 답했고, 76%(192명)는 수막구균성 질환 예방 백신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수막구균성 질환은 수막구균에 의한 급성 감염병으로 감염 초기에는 두통, 발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자칫 패혈증으로 진행될 경우 발병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치사율이 10~14% 정도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생존하더라도 11~19%에서 팔다리 괴사, 난청, 신경장애 등 평생 지속하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보고된 수막구균성 질환 환자는 16명이었다.

이 질환은 대개 환자나 건강한 보균자의 코나 입 점액에 있는 수막구균이 작은 침방울(비말) 또는 직접 접촉에 의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돼 발생한다. 사람 사이 전파되는 특성 때문에 기숙사, 군대 등 단체생활을 할 경우 감염에 취약해진다.

국내에서도 교육부가 대학교 기숙사 입소생을 대상으로 수막구균성 백신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기숙사 입소를 앞두고 수막구균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기숙사 거주 또는 해외 연수 경험이 있는 대학생 578명 중 수막구균성 질환 백신을 접종한 경우는 3%(17명)로 거의 전무했다.

사노피파스퇴르의 밥티스트 드 클라랑스 대표는 "수막구균성 질환은 매우 치명적인 질환인데도 국내에서는 인지도와 예방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낮은 실정"이라며 "대학생 및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막구균성 질환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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