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과 정상회담서 홍콩보안법에 우려 표명·재고 촉구

입력 2020-06-23 01:08
수정 2020-06-23 09:45
EU, 중국과 정상회담서 홍콩보안법에 우려 표명·재고 촉구

인권·허위정보 문제 등 제기…"양측 투자협정 협상도 진전 필요"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거듭 표명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화상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같이 밝혔다.

EU 측은 또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홍콩 기본법과 중국의 국제적 약속에 맞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신장자치구, 티베트자치구에 대한 처우 등 악화하는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다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재고를 촉구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번 회담은 최근 EU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지목하면서 양측 관계에 긴장이 조성된 이후 이뤄지는 첫 공식 정상회담이다.

미셸 상임의장은 회담에서 "우리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은 높다"면서 "우리는 기후 행동,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나 코로나19 대응 등 국제적 도전에 있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같은 가치와 정치 시스템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EU는 "EU의 이익을 방어하고 우리의 가치에 확고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대유행과 다수의 주요 상호, 다자간 도전 과제는 EU와 중국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관계가 더 발전하려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한, 좀 더 규칙에 기반을 두고 호혜적인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U 측은 또 회담에서 EU-중국 간 투자협정 협상에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담 뒤 양측은 "불균형한 무역과 투자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시장 접근 장벽을 처리하는 데 있어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목표로 했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U 측은 허위정보, 사이버안보 문제 등도 제기하고 중국에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 연례 회의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채택된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독립적 평가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양측은 이밖에 한반도 상황 등 지역,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