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필리핀에 "노동자 시신 280여구 가져가라"
코로나19 사태로 시신 이송 미뤄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에서 사망한 필리핀 노동자들의 시신 수백구를 본국으로 이송하라고 필리핀 정부에 요청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베스터 벨로 필리핀 노동부 장관은 전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필리핀 정부에 노동자 시신 282구를 본국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사우디 정부에 사흘간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필리핀 노동자 약 50명의 시신은 사우디에서 매장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처로 몇개월 동안 노동자들의 시신을 데려오지 못했다.
이 노동자들은 대부분 코로나19를 비롯한 병으로 숨졌다.
현재 사우디에서 일하는 필리핀 출신 노동자는 80만명이 넘는다고 AP가 전했다.
필리핀 여성들은 사우디에서 가사도우미 등으로 많이 일하는데 고용주의 학대가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2018년에는 사우디의 한 여성이 필리핀인 가사도우미에게 표백제를 강제로 먹였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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