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총재 "향후 금리 인상보다 보유채권 매도 먼저 고려"
코로나19 초기 영란은행 개입으로 '정부 자금조달 가능했다'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22일(현지시간) 향후 완화적 통화정책을 끝낼 때가 오면 금리 인상보다는 보유 채권 매도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 기고문에서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베일리 총재는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양적완화(QE)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화 부양책을 끝내야 할 때가 오면 내 의견으로는 지속적인 토대에서 금리를 인상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국채) 보유량 수준을 먼저 조정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전임자인 마크 카니 총재 당시의 영란은행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카니 전 총재의 경우 금리 조정이 보다 신속한 정책 도구이기 때문에 과거에 매입한 자산을 다시 시장에 내놓기 전에 먼저 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일리 총재는 중앙은행이 대규모 국채를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로 인해 미래의 위기에 대처할 여력이 제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 통신은 베일리 총재의 견해가 개인적인 것이지만, 향후 채권 매도를 승인할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란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커지자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1%로 인하했다.
아울러 국채와 비금융회사채 등 보유채권 잔액을 2천억 파운드(약 300조원) 확대한 6천450억 파운드(약 970조원)까지 늘려나가기로 했다.
영란은행의 보유채권 잔액 확대는 새로운 유동성을 금융 시스템에 공급하면서 기업 등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양적완화 재개의 의미를 지닌다.
영란은행은 지난주 국채 1천억 파운드(약 150조원)를 추가로 매입해 보유채권 잔액을 7천450억 파운드(약 1천120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스카이 뉴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영란은행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정부가 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그러나 정부가 어떤 상황에서도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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