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미 트럼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 군사행동 지지"

입력 2020-06-22 19:18
수정 2020-06-22 19:18
볼턴 "미 트럼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 군사행동 지지"

회고록…"네타냐후, 쿠슈너가 중동평화안 주도하는데 회의적"

작년 佛 G7 정상회의서 트럼프, 당시 깜짝 방문 이란 외무 만나고 싶어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존 볼턴 미국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의 발췌본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볼턴 전 보좌관에게 자신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 이미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을 지지한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회고록이 전했다.



중동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 이스라엘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핵 문제 등에서 앙숙 관계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을 자주 공습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핵합의 탈퇴 등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나는 이스라엘 내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고 그것(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했다"며 "이란과 관련해선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핵합의 탈퇴를 밀어붙이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란에 매우 강경한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복원했다.

또 미국 정부는 같은 달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아랍권의 반발을 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가 중동평화구상을 주도하는데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쿠슈너 보좌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종식할 임무를 맡는 데 대해 의심을 품었다고 한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일부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작년 8월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담장을 깜짝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자리프 장관과 미국 관리들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회견에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과 이스라엘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프 장관을 만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쿠슈너 보좌관은 '잃을 게 없다'며 반대하지 않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하는 것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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