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물이 아니다"…연수 위주 생수시장에 경수 '도전장'
칼슘·마그네슘 농도에 따라 '부드러운 물' 연수·'센물' 경수 구분
연수는 제주 삼다수·경수는 오리온 제주용암수…국내시장은 연수가 지배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생수. 생수에도 맛이 있는 것일까.
일반인이 물맛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네랄'이 물의 맛을 결정한다고 한다.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 종류나 함량에 따라, 그리고 취수원이 지하수인지, 용천수인지, 빙하수인지, 해양 심층수인지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생수는 물 1ℓ에 녹아있는 칼슘(Ca)과 마그네슘(Mg)의 농도인 '경도'에 따라 부드러운 물인 연수(soft water)와 센 물인 경수(hard water)로 구분된다. 통상적으로 연수는 미네랄이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경수는 묵직한 느낌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만 연수와 경수를 구분하는 기준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을 보면 ▲ 경도 60㎎/ℓ 이하면 '연수'(soft) ▲ 경도 60∼120㎎/ℓ는 '중경수'(moderately hard) ▲ 경도 120∼180㎎/ℓ는 '경수'(hard) ▲ 경도 180㎎/ℓ 이상은 '강경수'(very hard)로 나뉜다.
또 한국수자원공사는 ▲ 경도 75㎎/ℓ 이하면 '연수' ▲ 75∼150㎎/ℓ면 '적당한 경수' ▲ 경도 150∼300㎎/ℓ면 '경수' ▲ 경도 300㎎/ℓ 이상이면 '강한 경수'로 분류한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편의상 경도가 120㎎/ℓ보다 낮으면 연수, 그 이상이면 경수로 부른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은 연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8천797억원이고, 1·2·3위 생수 브랜드가 모두 연수다.
국내 1위 생수인 제주 삼다수는 경도 18.4㎎/ℓ 이하의 대표적인 연수다. 제주 삼다수는 지난해 생수 시장에서 39.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또 지난해 시장 점유율 13.8%로 2위를 차지한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아이시스8.0 역시 경도 60∼80㎎/ℓ의 연수다. 3위인 농심 백산수(시장 점유율 8.8%)도 경도 30㎎/ℓ의 연수다.
여기에 오리온이 경도 191.9㎎/ℓ의 경수인 제주용암수를 내놓으며 생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리온은 이달부터 제주용암수를 유통채널에 입점시키는 등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오리온은 최근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제주용암수 판매를 시작하는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여기에 오리온이 운영하는 마켓오네이처 카페 도곡점은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이용해 만든 '미네랄 커피'를 선보였다.
제주용암수 외에는 에비앙이 경도 306.6㎎/ℓ의 경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수와 경수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며 "다만 연수 위주의 국내 생수시장에서 경수가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