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군융합' 전략 강화…"첨단기술·군현대화 목표"

입력 2020-06-22 15:15
중국, '민군융합' 전략 강화…"첨단기술·군현대화 목표"

SCMP "중국 연례보고서 지침서에 민군융합 전략 언급"

시진핑의 핵심 비전…서방의 우려에 공개 언급은 자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첨단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군(民軍)융합', 즉 민간과 군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 정부의 연례 보고서에 대한 지침서를 인용해 중국이 민군융합 전략(Military-Civil Fusion)을 가속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군융합 전략은 민간 기업과 국영 방산 기업들이 협력해 민간과 군사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전략으로, 중국군의 현대화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민군융합 전략은 중국의 장기적 발전을 추구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비전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중국은 민군융합 전략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계와 우려가 제기되자 이 전략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지난달 개최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 제출된 연례 정부 보고서나 경제·사회 발전 계획에도 민군융합 전략에 관한 언급이 없지만, 연례 보고서 지침서에서 이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게 SCMP의 지적이다.

SCMP에 따르면 지침서에는 "우리는 통합된 국가 전략 체계와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민군융합의 속도를 높이고, (민군융합의)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지침서는 "핵심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첨단 연구의 응용을 강화하는 한편 방어 기술 혁신에서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침서는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 첨단 분야에 대한 민군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침서에는 해외 인재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담겨 있다.대만 정치대의 딩수판(丁樹范·아서 딩) 교수는 앞으로 인공지능과 스마트 제조 분야가 중국 민군융합의 핵심 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딩 교수는 "이들 분야는 시 주석이 여러 차례 강조했고 군사적 응용을 위한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민군융합 전략에 대해 미국의 연구와 기술이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4월 민감한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수출하는 데 대한 새로운 통제를 가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번 달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지난달 중국의 민군융합 전략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에 대한 비자를 차단하는 조처를 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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