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부서 20~30대 코로나 환자 증가세…거리두기 무시 영향인듯
조기 경제재개 텍사스·플로리다·조지아 등…걸리는 연령대 젊어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남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20∼30대가 늘고 있다고 CNN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진 젊은이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새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이런 인구 통계학적 변화는 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조지아·텍사스주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가 경제 조기 재개에 나섰던 곳이다.
또 일부 관리들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증가가 검사의 확대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가운데 다른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몇몇 카운티에서 30세 이하 젊은이들이 신규 코로나19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메모리얼데이 파티 때 젊은이들이 술집이나 모임에 참석한 것이 신규 환자 증가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갤버스턴카운티 보건국의 필립 카이저 박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자들의 연령이 젊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양성 판정자들의 평균 연령은 30살이었다. 검사를 받은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47세였다"고 말했다.
카이저 박사는 "일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데이터를 받는데 7% 미만의 주민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9일 최근 1주일 새 나온 신규 환자들의 중간 연령이 37세였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5월 30일까지 미국에서 나온 코로나19 환자의 중간 연령은 48세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는 3월 말이나 4월 초의 상황에서 크게 변화한 것"이라며 그 당시에는 더 높은 연령대에서 환자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일에도 신규 환자들이 20대와 30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들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새로운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일에 또다시 가장 많은 4천49명의 일일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30세 이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신규 환자의 약 18%가 21∼30세의 환자들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보건국의 브래넌 트랙슬러 박사는 "이런 증가는 젊은이들이 코로나19에 면역이 아님을 보여주는 경고"라며 "이는 또 젊은이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최대 병원인 그레이디 헬스시스템에서도 20∼30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 병원의 로버트 잰슨 박사는 "이는 다소 불안한 동향"이라며 "나를 겁나게 하는 것은 이들이 젊다는 것뿐 아니라 이들이 부모나 조부모 등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미시시피주에서는 대학 남학생 사교클럽의 신입회원 모집 파티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여럿 발생했다. 미시시피주의 한 보건 관리는 최근 몇 주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가 "압도적으로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주에 23개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텍사스·플로리다주를 포함해 이들 중 10곳에서는 신규 환자가 50% 이상 늘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26만4천168명, 사망자 수를 11만9천796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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