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열세력 감시 '홍콩 국가안보처' 신설한다…통제강화(종합)

입력 2020-06-20 23:20
중국, 분열세력 감시 '홍콩 국가안보처' 신설한다…통제강화(종합)

신화통신, 홍콩보안법 초안 보도…내달 상무위 임시회의서 통과 전망

홍콩정부는 국가안보수호위원회 만들어야…중국정부가 고문 파견



(서울·선양=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홍콩의 시위 사태 이후 국가 분열 세력의 감시와 처벌 등을 위해 '홍콩 국가안보처'를 신설키로 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18~20일 인민대회당에서 제19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을 심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외국 세력과 결탁 등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홍콩 내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을 강행하고 있다.

홍콩보안법 초안에는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국가안보처'에 해당하는 홍콩주재 국가안보공서(駐港國家安全公署)를, 홍콩 정부가 행정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홍콩 국가안보수호위원회(維護國家安全委員會)를 설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국가안보공서를 설치해 홍콩 안보정세를 분석하고 안보전략·정책수립에 대해 제안하는 한편, 홍콩의 국가안보 관련 직책을 감독·지도·협조·지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국가안보 범죄에 대해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도 국가안보공서의 직책으로 명시됐다.

국가안보공서 등이 극소수 국가안보 관련 범죄에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은 중앙정부 통치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필요시 국가안보공서를 통해 중앙정부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알렸다.

국가안보공서는 홍콩에서 분열 세력의 소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진압토록 도입된 홍콩보안법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독하게 된다고 신화통신을 인용해 AFP 통신이 전했다.



홍콩보안법 초안에는 또 홍콩정부가 홍콩 국가안보수호위원회를 설립해 국가안보 수호 책임을 다하는 한편 중국 정부의 감독·문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위원회는 국가안보 관련 정세 분석, 국가안보 관련 정책 제정, 법률제도 및 집행메커니즘 건설 추진 등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이 위원회에는 중앙 정부가 '국가안보사무 고문'을 파견, 위원회 사무에 자문이라는 형태로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홍콩 경무처(경찰청에 해당)에 국가안보수호 관련 부서를 만들고, 율정사(법무부에 해당)에 국가안보 범죄를 적발·기소하는 부서를 만들도록 했다.

국가안보 관련 사건 재판과 관련해서는, 홍콩 행정장관이 전·현직 법관 가운데서 사건 처리를 맡도록 해야 한다고 소개됐다.



홍콩 보안법 초안에는 홍콩인들이 선거에 출마하거나 공직을 맡을 때 홍콩 기본법을 지키고 홍콩에 충성할 것을 선서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또 이 법이 통과되면 홍콩정부는 학교나 사회단체 등의 국가안보 관련 사무에 필요한 조치를 하고 감독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홍콩보안법이 기존 홍콩 법률과 충돌할 경우 홍콩보안법이 우선한다는 내용도 초안 부칙에 포함됐다.

다만 상무위는 이날 회의에서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지 않았으며, 내달 임시회의를 열어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무위 법제 공작 위원회는 홍콩보안법과 관련, "홍콩 특별행정구의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법률 제도, 집행 체계와 관련된 법률 제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홍콩 야당인 공민당의 앨빈 융 주석은 "무엇이 범죄를 구성하는지 세부내용이 너무 모호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중국 정부의 손이 홍콩의 행정· 사법의 한가운데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야권은 국가안보수호위원회에 중국정부의 고문이 파견되는 데 대해 홍콩 자치와 사법독립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친중 여권은 중국과 홍콩의 체제가 다른 것을 고려한 것이며, 홍콩 행정장관이 외국 법관에게 국가안보 관련 사건을 맡기는 것도 금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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