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로 도주 '수뢰혐의' 이란 전직 판사 숨진 채 발견
인터폴에 체포돼 송환 결정 앞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19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전직 판사 골람레자 만수리(66)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0일 확인했다.
외무부는 "루마니아 당국에 사인과 사건 경과를 보고하고 숨진 이란인의 신병 처리와 관련한 법적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만수리는 뇌물 50만 달러(약 6억원)를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르자 이달 초 이란에서 독일로 도주했다가 루마니아로 거처를 옮겼다.
이란 사법부는 그가 국외로 도주하자 수배·체포해 달라고 인터폴에 요청했다.
루마니아 인터폴은 이달 13일 부쿠레슈티에서 그를 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
만수리는 이후 한 주간 이 호텔에서 경찰의 감시 속에 루마니아 법원의 범죄인 인도 결정을 기다렸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13일 "만수리가 9일 동영상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되는 대로 이란으로 돌아와 법정에 서고 싶다'고는 했지만, 우리가 파악한 정보로는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송환과 관련, 이란 외무부는 20일 "얼마 전 루마니아 주재 이란 대사관에 그가 방문해 이란으로 귀국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만수리가 이란에서 국외로 도주했다는 소식에 국제인권단체와 유럽에 있는 이란 반체제 단체도 이란 사법부와는 다른 이유로 그를 체포해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만수리가 2013년 이란 정부를 비판한 언론인 2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징역형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그가 독일에 있었던 11일 "독일 검찰은 이란 언론인의 인권을 침해한 만수리를 이란으로 추방·송환하지 말고 직접 조사해 기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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