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 수사하니 교체?"…법무장관 들이받은 뉴욕검찰(종합)

입력 2020-06-20 23:32
"대통령 측근 수사하니 교체?"…법무장관 들이받은 뉴욕검찰(종합)

교체 발표된 뉴욕 남부지검장 "마지막 순간까지 수사할 것"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을 수사 중인 뉴욕 남부지검의 수장 교체 문제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이 정면충돌했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던 뉴욕 남부지검의 제프리 버먼 지검장에 대한 전격적인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뉴욕 남부지검장 교체 방침을 밝혔고, 곧이어 백악관이 제이 클레이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후임자가 될 것이란 사실을 공개했다.

문제는 교체의 배경이 명확지 않다는 것이다.

바 법무부 장관도 버먼 지검장을 교체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버먼 지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 교체의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뉴욕 남부지검은 주가조작을 비롯한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로 유명한 수사기관이다. 법무부 산하 93개의 지검 중 정치적 독립성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에 대해선 이미 3년 형을 받게 했다.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불법적인 행위로 뉴욕 남부지검의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지검장을 바꾸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남부지검의 존재를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의 터키 국영은행 수사 문제를 챙겨달라는 터키 대통령의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임명한 검사들이 교체돼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교체 통보에 버먼 지검장도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반발했다.

버먼 지검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자가 상원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뉴욕 남부지검장으로서 임무를 계속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각에선 상원이 클레이턴 SEC 위원장을 뉴욕 남부지검장으로 승인할 때까지 최대 몇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궁금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에 대한 뉴욕 남부지검의 과거 수사 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수사가 인사교체의 배경이 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트윗을 남겼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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