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주독미군 감축에 "병력규모만 생각하는건 비합리적"
하와이회담 이틀만에 중국에 '불량 행위자' 맹공…"미, 중국이 하는대로 홍콩 대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독미군 감축과 관련해 병력 규모만 생각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의 군사위협을 거론하면서 중국을 '불량 행위자'라고 맹공하기도 했다. 하와이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한 지 이틀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코펜하겐 민주주의 서밋' 화상 연설 후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에서 미군을 감축하면 폴란드 같은 동유럽에 주둔 미군이 늘어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병력이 1천명인가 5천명인가 1만명인가만 생각하는 것은 더이상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우리의 친구들, 동맹들에 가해지는 위협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자신이 군에 복무할 때와는 달리 이제는 강력한 공군력과 사이버전 능력 같은 것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고를 곁들였다. 그는 "오판하면 안된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가하는 어떤 위협에도 맞설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진정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주독미군 감축을 공식화하면서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병력규모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은 현대전의 특성을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감축 논리에 맞닿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주독미군 감축과 관련한 질문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거론한 것도 눈에 띈다.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대북억지뿐만 아니라 중국 견제를 통한 동북아 안정의 역할을 한다.
이날 연설 및 문답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을 '불량 행위자'라 맹공하면서 유럽이 대중국 견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하와이에서 양 정치국원과 회담한 지 이틀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에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정치적 선택지로 확실히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 하와이 회담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연설 및 문답에서 향후 중국이 홍콩을 대우하는 대로 미국도 홍콩을 똑같이 대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한다면서도 구체적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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