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나흘만에 또 사장단 소집 "가혹한 위기"(종합)
반도체 연구소서 사장단 간담회…연구원들과 '반도체2030' 의지 다져
전국 환경안전 책임자 처음 소집해 "기술과 환경안전 모두 초일류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9일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 15일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한 지 나흘 만에 다시 공개 경영 행보를 통해 '위기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오는 26일 경영권 승계 의혹 기소 관련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등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미래 먹거리를 챙기고 경영에 차질이 없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DS) 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하며 차세대 반도체 개발 현황과 글로벌 시황,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가혹한 위기 상황"이라며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3월25일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차세대 기술을 점검한 이후 지난 15일 80여일 만에 사장단 간담회를 주재했고, 다시 나흘 만에 또 다시 사장단을 소집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간담회 이후 반도체 연구소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중인 연구원들을 찾아 격려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함께 다졌다.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식사도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을 점검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기고 있다.
지난달 21일 평택사업장에 초미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발표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사업장을 직접 찾아 "새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변화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재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과 사법 리스크가 겹친 위기 속에서도 총수인 이 부회장이 경영 고삐를 조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내 주요 사업장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환경안전팀장들과 만나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환경안전 책임자들을 한 자리에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술·사업 못지않게 환경·안전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라며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 측은 사업장 수가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서 환경·안전의 중요성을 각성하고 직원과 주민들의 안전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다는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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