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엔 北인권위원장 "연락사무소 폭파, 대북정책에 경종 돼야"
"김여정, 끔찍한 일 행한 김씨일가 일원…독설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송상호 기자 =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 한국 정부가 대북 전략 변화를 재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진행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고의적이고 쓸모없으며 신경질적인 파괴"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낡은 전략'으로 표현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폭파를 보고 '낡은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면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발적인) 행동에 끝을 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에서 채택된 전략이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북한의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가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의 성난 독재 정권을 달래려고 하는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경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행위를 금지하는 법 마련에 착수한 데 대해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을 벌주는 것이 최상의 전략인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지 모욕적인 내용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COI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과 같은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면 북한 주민들에게 그것을 가져다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라면서 보다 자유로운 표현들이 북한으로 흘러가도록 허용하는 남북 간 통신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북 전단을 풍선 등을 통해 보내는 것은 1930∼1940년대 기술에 의존한 구식이라면서 대북전단 중단이 합법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무엇이 한국과 북한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지를 잘 아는 이들에 의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전 위원장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독설을 퍼부은 데 대해 "나는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제 김정남을 죽이고 그외에 다른 모든 끔찍한 일들을 행한 권력을 가진 일가에서 성장한 사람을 두려워한다"며 이러한 김씨 일가의 일원인 만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을 빼앗길 때까지 그것을 잡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그것이 김여정의 행동에서 우리가 보는 바"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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