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일랜드 상류층 근친상간"…지배층 권력 강화 수단

입력 2020-06-18 11:40
"고대 아일랜드 상류층 근친상간"…지배층 권력 강화 수단

5천500년 전 다운증후군 질환자 존재도 밝혀내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고대 아일랜드 상류층이 형제자매끼리 근친상간을 한 흔적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고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블린대 트리니티 칼리지 연구진은 5천년 전 지어진 아일랜드 동부 미스 카운티의 뉴그레인지 신석기 무덤에서 발견된 한 남성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상류층의 근친상간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각각의 유전자가 서로 상당히 비슷하다며 이는 가까운 근친상간이 이뤄졌음을 명백히 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 관계거나 형제지간인 1∼2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부모·자녀, 형제간 근친상간은 과거 신으로 받들어진 이집트 파라오나 잉카 문명의 왕실 가문 등에서만 이뤄져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금기시돼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무덤에 함께 묻힌 다른 사람들과 이 남성의 유전자도 서로 유사성을 띠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모두 한 핏줄의 근친상간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이들이 근친상간을 다른 계층과 구분 짓고, 지배층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들의 권력이 매우 강해서 이 계층에는 가족과 친척들로만 구성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했다.

연구진은 "이 무덤을 세운 왕이 태양의 순환을 위해 아침마다 자신의 친누이와 성관계를 했다는 전설이 실화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아일랜드 최고(最古) 고인돌 무덤 풀나브론에 묻힌 영아 유전자 분석을 통해 5천500년 전 지적 장애, 신체 기형 등 증상을 보이는 다운증후군 질환자가 있었다는 점도 밝혀냈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대 다운증후군 질환자 중 가장 오래된 환자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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