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페이스북 '태평양광케이블' 홍콩구간 승인 안할듯
미국 법무부, FCC에 안보상의 이유로 홍콩 구간 배제 권고
법무부 "중국, 홍콩의 기지 활용해 미국의 데이터 수집 위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 주도로 태평양 해저에 구축된 '태평양 초고속광케이블망'(Pacific Light Cable Network·PLCN) 가운데 미국 서부∼홍콩 구간의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이 '중국에 의한 데이터 수집' 가능성이라는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이 구간의 사용 승인을 하지 않을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협'을 들어 PLCN 사용구간에서 홍콩을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FCC에 PLCN의 사용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PLCN은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와 홍콩,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태평양 해저에 설치된 초고속 광케이블망을 의미한다. 총 길이만 약 1만 2천800km에 이른다
미 법무부는 FCC에 보낸 권고문을 통해 미국 서부∼대만, 필리핀 구간에 대해선 PLCN의 사용 승인을 내주되, 미국 서부∼홍콩 구간에 대해선 사용 승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미 법무부는 그 이유에 대해 중국이 홍콩의 육상 기지를 활용해 미국의 통신 데이터를 수집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홍콩의 자치를 박탈하고 중국 정보기관이 홍콩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중국의 최근 행동에 의해" 그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에 이어 기술, 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문제, 세계전략 등을 놓고 전방위적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2016년부터 차이나 소프트 파워 홀딩스와 손잡고 미국 서부와 홍콩 등을 연결하는, PLCN 구축사업에 나섰다.
PLCN의 통신 능력은 120Tbps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120Tbps는 디지털 단말기 8천만대로 동시에 HD 해상도로 LA와 홍콩간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통신 능력을 의미한다.
미국 당국은 PLCN을 통과하는 데이터를 중국의 정보기관이 감청하거나 유사시에 차단할 수 있는 등의 위험성을 우려해 왔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