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 폼페이오·양제츠 회동에 "美, 대중 관계개선 절박"
"트럼프 정부, 중국 비난전 지지율에 도움 안 되는 것 알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높아진 가운데 17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양국 고위급 회담이 비공개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절박하게 원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하와이에서 만나는 사실을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18일 전했다.
신문은 이번 회동이 "미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대한 비난전이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많은 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정부의 무능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주장해왔고 이는 미중 갈등을 한껏 고조시켰다. 중국이 지난달 미국의 반대에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한 것도 미중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댜오다밍 인민대학 교수는 "미국이 악화한 양자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며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며 코로나19 사태 속에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려 했고 그래서 필사적으로 우리와 무역 1단계 합의에 서명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통제 불능에 빠지기 전까지 그는 중국의 방역 노력을 칭찬하기까지 했다"면서 "하지만 국내 전염병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태도를 갑자기 바꿨다"고 말했다.
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비난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것 같았지만 이제는 효과가 떨어졌다면서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트럼프는 외교 문제에서 성과를 내 국내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이 악화한 양자 관계를 개선할 의지를 보여준다면 중국은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본다. 중국은 대립을 계속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뤼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이 필요하기 때문에 홍콩의 반정부 운동가들이나 미국을 따라 중국과 대립한 호주 같은 나라들은 미국에 이용만 당하고 배신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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