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굵은 밧줄과 깊은 상처가…태국 고래상어 안타까운 모습

입력 2020-06-18 10:04
수정 2020-06-18 18:11
꼬리에 굵은 밧줄과 깊은 상처가…태국 고래상어 안타까운 모습

다이버가 자르려 했지만, 밧줄 너무 굵어 실패…"상처 못 이겨낼 것"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앞바다에서 꼬리지느러미에 감긴 굵은 밧줄로 깊은 상처를 입은 고래상어가 도움을 요청하듯 다가오고, 다이버가 그 밧줄을 끊으려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로이터 통신과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닷새 전(13일) 태국 남부 수랏타니주 코 따오 섬 근처 앞바다에서 다이버들이 고래상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고래상어의 꼬리지느러미에는 나일론 재질로 보이는 굵은 밧줄이 감겨 있었다.

꼬리지느러미를 한 번 감은 그 밧줄은 고래상어 몸길이만큼이나 길게 뒤로 뻗어 있었다.



밧줄이 얼마나 오래 감겨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꼬리지느러미에는 깊은 상처들이 선명했다.

이내 다이버 중 한 명이 고래상어 쪽으로 다가가 가지고 있던 작은 칼로 밧줄을 자르려고 시도했다.

다이버의 마음을 안다는 듯 고래상어가 처음에는 꼬리지느러미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듯한 모습도 동영상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밧줄 굵기에 비해 칼이 충분히 크지 않았고, 약 2분간에 걸친 노력에도 이 다이버는 결국 밧줄을 끊어내지는 못했다.

고래상어도 이후 다이버들이 있는 곳을 떠났다.



당시 이 상황을 영상으로 담은 다이버 사라꼰 뽀까쁘라깐씨는 통신에 "고래상어는 꼬리에 난 상처를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고래상어를 만났을 때 더 큰 칼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불행"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영상을 본 위차웃 찐또 주지사는 이 고래상어를 도울 수 있도록 해양동물 전문가들을 파견해달라고 해양당국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양 전문가들과 다이버들이 이 고래상어의 행방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몸길이 5.5~10m에 무게가 20t까지도 나가는 고래상어는 태국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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