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親바이든 슈퍼팩' 출범…공화 '트럼프 이탈' 가속화?
트럼프 지지율 고전 속 트럼프·부시 행정부 출신 인사들 '낙선운동'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출신 유명 인사들로 이뤄진 그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견인하기 위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출범한다고 인터넷매체 미 악시오스가 주최 측 인사들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흑인 사망' 시위 상태 등의 후폭풍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수 진영 내 '반(反)트럼프·친(親)바이든' 결집 움직임이 가속하는 흐름이다.
'우파 팩'으로 명명된 이번 슈퍼팩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던 전국의 유권자들 가운데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돌아선 이들을 가려내 그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찍으라고 설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 슈퍼팩의 창립자인 맷 보르헤스 전 오하이오 공화당 의장이 밝혔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 돌린 이들을 끌어모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호소, 사실상의 트럼프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나는데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강성 진보가 아닌 중도 성향 인사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슈퍼팩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에 몸담았던 전직 당국자들도 포함된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지난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가 백악관 권력 암투 과정에서 임명된 지 11일 만에 경질된 뒤 '반(反)트럼프'가 된 앤서니 스카라무치도 핵심 인물 중 하나이다. '우파 팩'은 특히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격전지 유권자들을 집중적인 초기 공략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디지털과 우편, 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는 한편 부재자 투표도 독려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대신 TV 광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과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 캠프 출신 인사들을 포함 수십명의 선거 전문가들이 '우파 팩'을 돕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후원자들의 면면은 7월 중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CC) 첫 신고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우파 팩'은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의 남편이면서도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조지 콘웨이 변호사가 주도하는 반(反)트럼프 보수단체인 '링컨 프로젝트'에 대한 보완재로 스스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고학력 백인층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하는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 그룹도 지난달 출범한 상태이다.
이달 초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부시 행정부 관료들이 주축을 이룬 '바이든을 위한 43 동창' 슈퍼팩이 FCC 신고를 마친 바 있다.
흑인 최초 합참의장,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지난 7일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입장을 공식 표명하는 등 범공화당 진영 내에 반트럼프 기류가 확산하는 가운데 대선 향배에 변수로 작용할 정도의 조직적인 이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