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같은 행성 우리 은하에만 최대 60억개 달할 수도"
약 4천억개 별 중 7% 차지하는 태양 같은 G형 별에 0.18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과 같은 별을 지구와 비슷한 거리를 두고 도는 지구 크기의 암석형 행성이 우리 은하에만 많게는 60억개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4천164개의 외계행성은 대부분 목성과 같은 가스형 대형 행성이고 지구와 비슷한 행성은 극히 드물지만 실제로는 발견만 안 됐을 뿐 지구와 같은 외계행성이 무수히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천문학과 제이미 매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양과 같은 G형 주계열성이 5개당 한 개꼴로 지구 같은 행성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천문학회(AAS) 학술지인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매튜 교수는 "우리 은하에 최대 4천억개에 달하는 별이 있고 이 중 7%가 G형 항성"이라면서 "이는 우리 은하의 별 중 60억개 미만이 지구와 같은 행성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구와 비슷한 행성은 크기가 작은 데다 별에서 멀리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어 별빛의 변화를 통해 외계행성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포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금까지 찾아낸 외계행성 목록이 별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의 일부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실제 관측한 것과 비교하는 '정모델링'(forward modelling) 기법을 활용했다.
논문 공동 저자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구니모토 미셸 연구원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탐색한 별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한 모든 외계행성을 찾아낸 뒤 자신이 만든 행성 탐색 알고리즘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분류된 행성을 실제 갖고 있던 행성 목록과 비교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
구니모토는 최근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2009년부터 2018년 퇴역할 때까지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관측한 항성 20여만개의 자료를 뒤져 새로운 외계행성 17개를 찾아내 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연구팀은 G형 항성을 도는 행성 중 질량은 지구의 0.75~1.5배, 별에서 떨어진 거리는 0.99~1.7 AU(1AU=태양~지구 거리·1억4천900만㎞)를 가진 천체를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규정하고, G형 항성이 이런 행성을 가질 수 있는 상한을 계산, 0.18개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G형 별 5개당 1개꼴로 지구와 같은 행성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은하 내 G형 항성의 수를 고려할 때 60억개 가까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태양과 같은 별 주변의 생명체 서식 가능 행성과 관련한 이전 연구에서는 0.02개에서 1개 이상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큰 결과가 나와 있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 한계치를 산정한 것으로 실제로는 훨씬 더 적을 수 있으며, 1.5 AU 거리를 두고 태양을 도는 화성에 생명체가 없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지구와 같은 행성이라고 해도 모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은 아닌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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