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 소비 깜짝 호조에 경제 회복 기대…다우, 2.04% 상승 마감

입력 2020-06-17 06:10
수정 2020-06-17 06:11
뉴욕증시, 美 소비 깜짝 호조에 경제 회복 기대…다우, 2.04% 상승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큰 폭 증가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1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6.82포인트(2.04%) 오른 26,289.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15포인트(1.9%) 상승한 3,12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69.84포인트(1.75%) 오른 9,895.8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5월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와 정책 당국의 부양책,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등을 주시했다.

미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7%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사장 최대 월간 증가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 7.7% 증가를 큰 폭 상회했다.

지난 4월 소매판매도 16.4% 감소가 14.7% 감소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의류 판매점 판매가 188% 폭증하는 등 미국인들의 소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기둥인 만큼 봉쇄 완화 이후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기대가 급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매판매 발표 직후 트윗을 올려 사상 최대 증가임을강조하면서 "증시와 일자리에 중요한 날(BIG DAY)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5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4% 늘어, 시장 예상 2.6% 증가에 못 미쳤다.

소비와 비교해 산업생산 활동 반등 속도는 다소 느린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도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주도한 임상시험에서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제너릭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경우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 사망 위험은 28∼40%, 기타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0∼25%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국 재정 통화 당국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 기대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폭스비즈니스는 백악관이 인프라 투자 외에도 직장 복귀 시의 인센티브를 포함한 1조 달러 이상의 4차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전일 개별 회사채 매입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은행(BOJ)도 코로나 대응 특별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75조 엔에서 110조 엔으로 확대하는 등 중앙은행 부양책도 이어졌다.

주요 지수는 호재가 겹치면서 장 초반에는 큰 폭 올랐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85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상원 증언을 기점으로 주요 지수가 상승 폭을 가파르게 줄이는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회복 신호가 있지만, 회복의 강도와 시기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장기적인 손상을 받을 위험도 크다고 그는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전일 발표한 개별 회사채 매입 방침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에서 연준의 자체적인 지수에 다른 채권 매입으로 전환하는 차원이며, 채권 매입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등 한층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으며, 심지어 중단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의 회사채 매입 관련 발언이 주가 반락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도 한층 더 커졌다.

중국 베이징시는 최근 집단 감염 발생으로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기존 3급에서 2급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각급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며, 일부 고위험 지역에 대해서는 봉쇄식 관리가 단행된다.

미국 텍사스와 플로리다주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불안감을 자극했다.

여기에 북한 관련한 긴장이 고조된 점도 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2.16% 상승했다. 에너지는 2.82%올랐고, 재료 분야도 2.11%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6월 주택시장지수는 58로, 전월 37에서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45도 큰 폭 상회했다.

반면 상무부는 지난 4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1.3% 감소한 1조9천81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1.1% 감소보다 부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5월 소매판매 지표가 빠른 경제 회복 전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안 갈리 거시 전략가는 "엄청난 숫자"라면서 "매우 빠른 반등이며 미국과 글로벌 경제 전체에 매우 고무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V자형 회복은 보지 못했지만, U자형 회복에서는 분명히 멀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2% 하락한 33.67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