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세계1위 UAE, 확진자 곡선 꺾어…걸프서 유일
3월 말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검사 도입 뒤 대규모 검사
봉쇄 완화로 재확산 우려 여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인구 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일일 확진자 곡선을 꺾는 데 일단 성공했다.
15일(현지시간) UAE 보건·방역부 자료를 보면 최근 한 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의 평균은 498명으로 한 주(607명)전보다 18%, 두 주(742명)전보다 33% 줄어들었다.
14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304명을 기록, 4월 8일 이후 두 달 만에 최저치였다.
UAE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2일 994명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내림세에 접어들어 약 3주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일일 검사 건수가 4만5천건 안팎으로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통계적으로 감염자의 '밀도'가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4일 확진율은 0.7%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인근 걸프국가의 확진자 곡선이 아직 상승세인 점을 고려하면 UAE의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UAE 보건·방역부는 공격적인 대규모 검사로 감염 사슬을 신속히 차단했고, 환자를 조기 발견한 덕분에 확진자 곡선을 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UAE의 누적 검사 건수는 262만6천건으로 전체 인구(937만명)의 약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구 100만명 대비 검사 건수는 28만여건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UAE 보건 당국은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UAE는 3월 말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를 설치했고 무료 검사 대상을 확대하면서 검사 건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해석했다.
대규모 검사를 시작한 지 두달여만에 성과가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UAE 정부가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 봉쇄 조처를 완화하는 터라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이 시작된 4월 24일부터 통행·영업 금지 등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공원, 해변 등 대중 시설과 출근 근무도 지난달부터 점차 재개했다.
UAE 두바이 정부는 12일부터 헬스클럽, 호텔 수영장, 스포츠 클럽과 같은 '전염 고위험' 영업장도 운영을 허가했다.
라마단에 봉쇄 조처를 완화하고서 정확히 한 달 뒤 UAE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정점을 찍었다.
UAE 정부는 봉쇄를 완화하면서 영업을 재개한 상업·대중 시설이 거리두기, 소독과 같은 위생 수칙을 제대로 지키는지 엄격히 단속하고 외출시 마스크 미착용, 모임 등 위반 행위에 무거운 과태료를 물리는 방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UAE는 중동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인 만큼 교민과 주재원의 감염 우려도 여전하다.
UAE에 거주하는 한국인 중 2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지난달 4일에는 S건설 소속 한국인 남성 주재원 1명이 사망했다.
14일 기준 UAE의 누적 확진자는 4만2천여명, 사망자는 289명, 완치율은 65%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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