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없는 미국 스포츠 도박꾼들, 주식장에 '베팅'
코로나19로 경기장 닫히자 '개미 투자자'로 변신…고위험·고수익 투자 불사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최근 미국에서 주식계좌를 신설한 수백만의 개미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박을 못 하게 된 스포츠 도박꾼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하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주식 폭락장을 일으켜 세울 정도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 BTIG의 줄리언 이매뉴얼 수석 주식 및 파생 전략가는 "스포츠 도박꾼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YT는 일부 신규투자자들이 도박사처럼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고위험·고수익 스톡옵션시장에 대한 소규모 투자가 늘어났고, 일반적으로 휴짓조각으로 평가받는 도산기업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많아졌다.
미국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미 상무부는 미국 경제가 약 5% 위축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8일 경기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스포츠 도박꾼들이 쥐고 있는 현금의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스포츠 도박꾼들은 지난해 130억달러(약 15조6천390억원)를 베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주요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면서, 판돈은 급감했다. 스포츠 도박 수익은 지난 3월 전달보다 60% 감소했고, 4월에는 다시 80% 줄어들었다.
honk02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