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루 확진 4천명 처음 넘어…"젊은층 전염 급증"
봉쇄완화 뒤 신규 확진 빠르게 재확산…중동서 일일 확진 최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14일(현지시간)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천233명 증가한 12만7천541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3월 2일 발병 이후 처음으로 4천명을 넘었을 뿐 아니라 중동 지역(터키 제외)에서도 지금까지 최다치다.
중동에서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란도 여태껏 일일 신규 확진자가 4천명이 넘었던 적은 없다.
14일 일일 검사 건수가 전날보다 57% 줄어들었는데도 신규 확진자는 26%(867명)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확진율도 2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 추이를 보면 5월 16∼22일 2천500명을 넘어 '1차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한 주간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이 흐름을 타고 지난달 29일 1천581명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반등해 일일 확진자가 3천명 이상인 '2차 상승기'가 이날까지 9일째 계속되고 있다.
약 2주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2.7배가 된 셈이다.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봉쇄 수준에 따라 출렁거렸다.
일찌감치 2월 말부터 강력한 통행·영업 금지와 같은 봉쇄 정책을 시행한 사우디 정부는 4월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통행 금지 시간을 줄이고 모임과 상점 영업을 일부 허용했다.
그 여파로 일일 신규 확진자는 5월 20일 전후 1차 정점까지 상승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에 라마단 종료 명절 연휴인 5월 23∼27일 전국적으로 24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 기간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내림세였고 5월 29일 약 4주만에 최소치를 기록해 진정되는 듯했다.
이 지점에서 곡선이 반등하는 시기는 사우디 정부의 봉쇄 완화와 겹친다.
사우디 정부는 5월 28∼30일, 5월 31일∼6월 20일, 6월 21일 이후 등 3단계에 걸쳐 봉쇄 정책을 완화하기로 했다.
1단계 기간에는 오전 6시∼오후 3시까지 외출을 허용하고 상가의 영업을 일부 재개했다. 2단계는 외출시간을 5시간 더 늘리고 금요 대예배, 출근 근무, 국내선 운항, 식당, 카페 영업을 허용했다.
3단계가 시작되는 6월 21일부터는 봉쇄를 완전히 풀 예정이다.
그러나 정상화 목표일을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사우디 보건부는 추이를 보고 봉쇄 정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1, 2차 정점의 차이는 확진자의 인구 구성이다.
1차 정점 시기에는 확진자의 60%가 외국인, 40%가 사우디인이었으나 최근엔 이 비율이 뒤바뀌었다.
코로나19의 주 감염 집단이 외국인 이주 근로자가 모여 사는 단체 숙소에서 사우디인의 지역 사회로 옮겨진 셈이다.
인구의 38%를 차지하는 외국인에 집중됐던 감염이 지역사회로 이동하면서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사우디 보건부는 13일 현지 언론에 "봉쇄 완화 기간 젊은 층이 거리두기와 위생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이 집단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14일 기준 사망자는 40명이 추가돼 972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일일 신규 사망자도 최다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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