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선, JK롤링 전 남편 인터뷰 1면 제목에 '뭇매'
'때렸지만 미안하지 않다'…"가해자 정당화" 여성단체·정계 등 반발
더선 "반성 않는 모습 폭로" 해명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선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가정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전 남편을 인터뷰한 뒤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이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CNN 방송은 더선이 "나는 JK에게 손찌검했지만, 미안하지 않다"는 롤링의 전 남편의 발언을 1면 헤드라인으로 사용해 여성단체와 정계를 중심으로 비난이 쇄도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선은 롤링이 지난 10일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 생존자로서의 경험을 다룬 수필을 발간한 직후 그의 전 남편인 조지 아란테스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아란테스는 그가 롤링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인 학대는 아니었다며 그에 대한 사과를 거절했다.
더선은 아란테스의 발언을 1면에 대서특필했고, 부제로 "더선이 그의 첫 남편을 마주했다"고 적어 이를 흥미진진한 가십거리처럼 다뤘다.
영국의 여성단체 '위민스에이드'는 "헤드라인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이날 더선에 기사 제목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말했으며, 앞으로도 (가정폭력으로부터의) 생존자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학대 피해단체 '피난처'도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전국적인 언론 보도를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노동당의 스텔라 크리시 의원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얼마나 자주 '집안일'로 치부되는지 보여준다"며 더선에 사과문을 요구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더선은 성명을 통해 "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려 하지 않았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폭로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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