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극권 개발전략 연구할 '머리' 세운다

입력 2020-06-12 11:12
러시아 북극권 개발전략 연구할 '머리' 세운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북극의 경제적 가치가 수면위로 드러나며 북극권 선점을 위한 강대국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러시아가 북극권 연구를 담당하는 전문기관 설립을 추진한다.

12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지난 9일 극동전권대표부 화상회의에서 북극권 유일의 연방 대학인 로마노소프 북극연방대에 이같이 지시했다.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회의를 통해 로마노소프 북극연방대가 중심이 돼 북극권의 사회·경제·개발 분야를 전략적으로 연구할 연구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 연구기관은 북극 관련 국가전략을 마련한다고 타스는 전했다.

북극연방대는 북부 아르한겔스크 지역에 있던 2개 대학을 기반으로 2010년 국가 차원에서 설립됐다.

이 대학 졸업생의 73%가 북극권에서 근무할 정도로 북극권 러시아 인재양성의 핵심기지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북서부 무르만스크주(州) 주도인 무르만스크시를 '북극의 수도'(Artic Capital) 선도개발구역으로 지정, 이 지역을 북극권 핵심 경제기지로 키울 구상이다.

무르만스크시는 극동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선도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는 나덴진스카야 선도개발구역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선도개발구역에 입주하는 업체들에 각종 행정·세제상의 특혜를 부여한다.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선도개발구역 사업에 1천200여억 루블(2조82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동 캄차카주(州)가 지역 수산회사들이 주변 수역에서 어획한 수산물 2만t을 오는 9월께 북극항로를 이용해 내륙으로 운송키로 하는 등 러시아는 북극권 화물 운송로 다각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북극은 전 세계 미개발 원유 25%, 천연가스 45%가 매장된 자원의 보고다.



북극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감소의 영향으로 새로운 운송 항로로도 주목받고 있다.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러시아는 2026년까지 통합조선공사(USC) 계열의 발틱공장에서 핵 추진 쇄빙선(nuclear-powered icebreaker) 5척을 추가로 건조하기로 했다.

미국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9년까지 최소 3척의 대형 쇄빙선을 건조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남극·북극에서 미국 국익 보호' 각서에 최근 서명하며 러시아보다 뒤처진 쇄빙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