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붐 뜨거운 마다가스카르에 세종학당 들어서 정말 기뻐요"

입력 2020-06-12 07:00
"한류붐 뜨거운 마다가스카르에 세종학당 들어서 정말 기뻐요"

인도양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안타나나리보 국립대에 설립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세종학당이 마다가스카르에 설립된다는 소식에 정말 기쁩니다. 작년 창원 케이팝(K-pop) 월드 페스티벌에 출전했을 때 한국말을 더 잘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인도양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세종학당이 마침내 들어선다는 소식에 지난해 창원 케이팝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치오리(22)씨의 반응이다.

11일(현지시간)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치오리씨는 창원 대회 본선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아이돌' 커버 공연으로 유일하게 우정상까지 함께 받은 마다가스카르팀 '오메가 에보'(Omega Evo) 7명 중 창설 멤버이다.

마다가스카르팀은 대회 역대 최고인 490대 1의 예선 경쟁률을 뚫고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이곳의 한류 붐이 뜨겁다. 지난해 마다가스카르 현지 예선전 입장권 1천장이 하루 만에 소진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 및 비정부기구(NGO) 등이 신속하게 한국산 진단키트 등 방역장비를 지원했기 때문에 현지 호감도도 올라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대사관은 마다가스카르 수도에 있는 안타나나리보 국립대학교에 올 하반기에 세종학당을 새로 설립하기로 10일 확정했다. 이는 인도양 아프리카 지역 전체에서 최초로 설립되는 세종학당이다.



치오리씨는 "세종학당에 일반인 대상 강좌가 개설되면 저도 등록하고 싶다"라면서 "대학생인 제 여동생뿐 아니라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세종학당에 등록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2천700만명의 약 65%가 25세 미만인 '젊은 나라'다.

학생수 3만5천명의 마다가스카르 최고 대학인 안타나나리보대학교에는 이미 중국어 교육기관인 공자학당이 있고, 인문대학에 일본어 학과가 개설돼 있다.

반면 한국어의 경우 작년 4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대학 중앙도서관내 한국문화 멀티미디어 체험관인 '코리아 코너'만 있었다.

이곳 학생들의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자(생물학과 2학년)양은 대사관을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 유학의 바램까지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은 열정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예의를 갖추며,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가치를 갖고 있는데 마다가스카르가 발전하기 위해서 이러한 한국의 장점을 배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모두앙(러시아문학과 2학년)군도 케이팝 등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경제개발을 이룩한 국가로서 마다가스카르의 미래를 위해 더욱 가깝게 지내야 한다고 본다면서, 세종학당이 문을 열면 많은 사람이 등록하기 위해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상우 대사는 "세종학당 설립을 계기로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을 잘 이해하는 마다가스카르의 미래 주역들이 많이 배출돼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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