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이슬람사원 총격범에 최소 21년 징역형 선고

입력 2020-06-11 23:57
노르웨이 이슬람사원 총격범에 최소 21년 징역형 선고

중국 태생 의붓여동생도 살해…"인종차별적 동기" 극우 범죄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지난해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을 가한 범인에게 최소 21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11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법원은 이날 22세의 노르웨이 남성 필립 만스하우스에게 이슬람 사원 공격과 중국 태생의 의붓여동생 살해 혐의로 최소 21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가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질 경우 구금 기간은 무제한으로 연장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오슬로 인근 베룸 지역의 '알 누르 이슬람 센터'에 난입해 총격을 가했다. 그는 당시 기도 중이던 신도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신도가 경상을 입었으나 다른 심각한 부상자는 없었다.

이에 앞서 그는 자기 아버지의 여자친구가 중국에서 입양한 의붓여동생을 살해했다.

법원은 만스하우스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무슬림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이슬람 사원에 난입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만스하우스는 그의 계획은 단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무슬림을 죽이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고,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인종 전쟁을 가속화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라고 적시했다.

그는 범행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백인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만스하우스는 스스로 신(新)나치주의자라고 주장하는 극우 백인 국수주의자로, 범행 전은 물로 재판 과정에서도 강한 반(反)이민, 반(反)무슬림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법정에서 백인은 "고국에서 결국 소수가 될 것"이라면서 비(非)서방 이민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은 만스하우스의 정신건강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신의학적 치료를 주장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3명의 전문가는 그가 법적으로 정신이 온전하고, 형사법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가 인종차별주의적 동기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지난해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2곳에서 총을 난사해 51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의 범행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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