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군인 3명, 2월 학살 관련 '살인' 혐의 기소
앵글로폰 분리주의 분쟁지역서 어린이 10명·여성 3명 살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군인 3명이 지난 2월 서부 지역에서 학살을 자행한 것과 관련,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AFP통신이 카메룬 군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메룬 군 대변인인 시릴 아톤팍 구에모 대령은 이날 "카메룬 군인 3명이 야운데 군 교도소에 임시로 구금 조치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보안군이 '앵글로폰'(영어사용권) 분리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는 서카메룬에서 지난 2월 14일 은가르부 마을 주민 가운데 최소 어린이 10명과 여성 3명이 죽임을 당했다.
군은 처음에 어떤 사망 사실도 부인했다가 분리주의자와 군 병력 간 교전 와중에 연료 탱크가 폭발하는 '불행한 사고' 때문에 이들이 숨졌다고 말했다.
유엔은 최소 23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제적 비난이 증폭되자 폴 비야 대통령은 조사를 지시했다.
지난 4월 중순 발표된 예비 조사 결과, 문제의 군인 3명은 현지 풀라니 부족의 보조 아래 명령을 무시하고 어린이 10명과 여성 3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사실을 은폐하려고 불까지 지르고 가짜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살이 일어난 북서부 지역은 인근 남서부 지역과 함께 식민시대의 유산으로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사는 곳이다.
이 지역은 프랑스어 사용 주민이 다수인 카메룬에서 수십년간 소외를 당했다면서 2017년 10월 독립을 선포했으나 정부의 토벌 작전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3천명 이상이 숨지고 7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가운데 인권감시 단체들은 양측 다 학대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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