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운동 '흠집내기' 앞장선 日신문 "피해자 뒷전" 논평
정의연 논란에 편승해 평화의 소녀상 비판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우익 신문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논란에 편승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운동을 깎아내리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11일 '종교화된 위안부 운동'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특파원이 쓴 칼럼에서 정의연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 관해 "어느 사이에 전 위안부(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뒷전으로 밀리고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이 중심이 됐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씨가 윤미향 의원을 비판한 뒤 비방당하고 있다고 소개하고서 "이번 소동이 당사자나 사실보다 '정의'를 금과옥조 삼을 위험성을 한국 사회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케이는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씨가 윤미향 의원을 비판한 기자회견을 한 것을 계기로 "비판에 귀를 기울여 반일 증오의 상징인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을 조속히 철거하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이 정의연 논란에 관해 반복해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요구에 반발하는 우익 세력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이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폭력성을 부인하는 세력에 힘을 싣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도에 사실상 저항해 왔다.
예를 들어 2014년에는 고노(河野) 담화가 기만적이라고 주장하며 검증하도록 여론을 조성했다.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은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며 피해자들이 강압적인 상황에서 심각한 인권 피해를 봤다고 인정하고 사과한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문(1993년 8월)이다.
고노 담화는 "위안소는 당시의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했다"며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 하의 참혹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산케이는 1996년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당시 유엔 특별보고관이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성노예제'로 규정하고 일본의 배상을 요구한 이른바 '쿠마라스와미 보고서'가 "실증적 연구에 기반을 두지 않은 오해로 가득하다"며 수정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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