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등서 코로나 또 '꿈틀'…로이터 "미 환자 200만 넘어"
블룸버그 "텍사스·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 4개 주에 2차 유행 조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경제 재개와 대규모 시위로 사람들의 이동·접촉이 활발해진 가운데 애리조나·텍사스주 등 4개 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블룸버그는 보건 전문가들이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 등 4개 주에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닥쳐오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봉쇄 조치를 풀고 경제를 재가동하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는데 그런 우려가 일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 퍼럴먼의학대학원 생물통계학부 제프리 모리스 부장은 애리조나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최근 2주 새 일일 신규 환자가 급증하며 지난 2일에는 최고치인 1천187명까지 올라갔다. 또 이 주에서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을 때 중환자실(ICU) 점유율이 78%였는데 8일에는 이 수치가 76%까지 올라갔다.
애리조나주 보건국은 9일 밤 트위터에 "우리는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올렸다.
보건국은 이에 앞서 주 병원들에 편지를 보내 비상계획을 가동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애리조나주 보건국장 카라 크라이스트 박사는 기업체·점포를 다시 폐쇄할 계획은 현재 없다면서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살펴보는 것 중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모든 선택지를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경제 재개 한 달째를 맞이하면서 이번 주에 8천553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환자로는 최대치다.
텍사스주에서는 입원 환자가 6.3% 증가하며 2천56명으로 늘었다. 이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병원협회는 여전히 병상에 많은 여유가 있지만 봉쇄 조치를 처음 풀었을 때, 그리고 메모리얼데이 연휴 이후 입원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인 것에 대해 주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의 선임 연구원 에릭 토너는 "이 나라의 일부 지역에 새로운 (코로나19) 유행이 닥쳐오고 있다"며 "아직은 규모가 작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애리조나주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19개 주 가운데 한 곳이다.
24개 주는 신규 환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7개 주는 꾸준히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는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는지 잘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장 바버라 퍼러는 8일 "(시위에 나간) 여러분은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지만 이는 접촉자 추적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다"며 "아무도 여러분의 이름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날 자체 집계를 인용해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200만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10일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99만4천834명, 사망자 수를 11만2천647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세계 확진자 730만명의 27% 가량을 미국이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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