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피하려 했나…미, 중국산 자재 쓴 베트남 합판 조사

입력 2020-06-11 05:06
관세폭탄 피하려 했나…미, 중국산 자재 쓴 베트남 합판 조사

상무부 '우회 수출' 여부 조사…"관세 회피 드러나면 징수"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자재로 만든 베트남제 합판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회피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산 자재를 이용해 베트남에서 완성돼 수입 중인 경재(硬材) 합판과 관련, 이것이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를 우회하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른바 우회덤핑 수출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우회덤핑은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이 수입국의 반덤핑 규제나 상계 조치를 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을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또는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베트남산 합판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베트남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산 제품의 우회로로 악용되는지를 조사하겠다는 것이어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도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치며 원산지를 바꿔 미국에 수출되는 방법으로 관세 부과를 피해 가는 움직임을 주시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6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의 회사를 거쳐 원산지를 세탁해 미국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관세 폭탄을 피해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무부는 만약 조사에서 베트남 생산업체들이 기존의 반덤핑 또는 상계 관세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미 세관이 베트남산 합판에 대해 관세 예치금 징수를 시작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일단 예치금 형태로 납부한 다음 재심 등 최종 판정 절차를 통해 확정된다.

상무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오리건주에 있는 미 합판 제조업체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요청에 따라 이번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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