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중국, EU에 러브콜 "포괄적 전략 파트너"

입력 2020-06-10 10:58
미중 갈등 속 중국, EU에 러브콜 "포괄적 전략 파트너"

중·EU 고위급 전략 대화서 중국, 상호 존중 속 협력 강조

中, 홍콩 문제 입장 전달…한반도 문제 등도 논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이 유럽연합(EU)을 포괄적 전략 파트너로 치켜세우면서 구애 공세를 펼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미중간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인 EU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와 화상 회의 방식의 제10차 중·EU 전략대화에서 경제협력 확대 등 전방위적인 관계증진 의지를 피력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EU가 수교 이후 얻은 시사점은 양측간 경쟁보다 협력, 이견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이라면서 "양측 모두 경제 세계화와 다자주의,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은 "양측은 평등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증진하고 호혜 협력으로 상생함으로써 다양한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할 수 있다"면서 "중국과 EU는 제도적 경쟁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라고 역설했다.

그는 "서로 다른 제도는 서로 존중해야 하며 평등하게 대화해야 한다"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해 중국과 EU 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양측은 고위급 교류를 강화해 양자 관계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고 산업 및 공급 사슬, 공중위생 관리, 백신 개발 등에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EU간 거시 경제 정책 소통 강화와 투자협정 완결 등의 필요성도 내비쳤다.

왕 국무위원은 미국을 겨냥한 듯 "양측은 다자주의를 공고히 하고 대다수 국가의 공통된 기대에 부응해야 하며 유엔 등 다자 틀 내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홍콩 문제는 내정이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최근의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보렐 대표는 중국의 국제적 역할을 존중하며 중국과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중국과 EU가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제 협력 참여를 환영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원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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