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에티오피아, 항공운수로 수출 13%↑
다른 항공사 이륙 못할 때 발빠른 화물기 운용사 변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물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가 국영 항공사를 이용해 수출을 늘렸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8일(현지시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의원들에게 "우리 항공사 덕분에 우리 물류에 대해 신뢰를 보인 새 고객들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는 전 세계 항공사들이 자국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항공사 네트워크는 아프리카에서 중동,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를 연결해 수출을 10개월 동안 13% 늘려 24억 달러(약 2조9천억원)를 기록했다고 아비 총리는 밝혔다.
커피 선적은 16% 증가한 6억6천700만 달러를 기록했고, 꽂이꽃 화물도 같은 기간 84% 뛰어 4억4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항공사다.
이번 코로나19로 여객기 운항이 타격을 받자 오히려 발 빠르게 변신해 화물 운송 능력을 거의 배가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10대의 보잉 777 및 2대의 737 화물기 이외에 여객기 22대를 화물 운송기로 개조했다.
이는 케냐항공이나 남아프리카항공(SAA)이 정부의 바이러스 관련 규제와 기존 금융 문제나 화물선 준비 부족 등으로 대부분의 비행기를 이륙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아프리카 항공사 중에 정부들의 비행 중지로 생긴 구멍을 메꾸는데 가장 준비된 항공사였다.
'잭마 재단'의 바이러스 대처 기증품을 대륙 전역에 수송한 것에서부터 자국내 생산품을 더 나르고 지역 내 발이 묶인 화물 운송까지 도맡아 했다.
테월데 게브레마리암 에티오피아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자사가 여전히 6월까지 12개월동안 비행기표 판매는 10억 달러 가까이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주인인 국가에 직접적 지원을 요청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비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수출 증대에 큰 기회를 창출했다"면서 정부는 그 순간을 잘 포착했다고 말했다.
수출 덕분에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타격이 감소해 7월에 끝나는 연도까지 수출이 6% 증가할 것이라고 에티오피아 정부는 예상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보다 2배에 해당하고 지난해 회계연도 9% 성장에도 비견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보건부문 투자를 늘려 3개월 내 하루당 8천 샘플을 테스트할 수 있는 연구소 31곳을 세웠다. 이런 역량은 다른 한 달 새 배증될 수 있다.
에티오피아 당국이 파악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156명이고 사망자는 27명이다.
에티오피아 내각은 2020∼21년 예산을 다음 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지출을 23% 늘려 4천670억 비르(약 16조3천억원)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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