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코로나19 환자 1천500만명일 수도…인구의 19%"(종합)
코로나19 재확산 '주춤'…일일 신규확진 닷새째 2천명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 산하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대책회의 위원인 에흐산 모스타파비 박사는 9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1천500만명이 걸렸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모스타파비 박사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란에서 처음 보고된 2월 19일 이후 누적 확진자가 1천500만명일 수도 있다"라며 "이 추정대로라면 코로나19는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지 않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1천500만명은 이란 전체 인구 8천만명의 19% 정도에 해당한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파악된 수보다 훨씬 만연했지만 사망자수와 비교하면 치명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9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8천425명이다.
그는 완치된 코로나19 환자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알아보는 혈청 검사로 이런 추정치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이른바 선진국보다 이란은 사망자가 훨씬 적다"라며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일단 평균 나이가 31세로 젊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적은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란 보건부는 9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천95명 늘어 17만5천927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이란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이달 2∼4일 사흘간 3천명을 넘어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3월 하순에 이어 두 번째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5일부터 다시 2천명대로 떨어져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천명대였던 최근 닷새간 확진율은 13.8%에서 9%대로 낮아졌다. 확진율을 일일 검사 건수와 함께 고려하면 수치상으로는 감염자의 '밀도'가 완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이란 정부가 봉쇄 조처를 완화하면서 본격화한 코로나19의 '2차 파도'가 이번 주 들어 주춤한 흐름이지만 재확산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모스타파비 박사는 재확산과 관련, "일일 검사 건수가 하루 1만건에서 2만건대로 많아졌기 때문이다"라며 "위생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2차뿐 아니라 3차 파도도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란 보건부 자료를 보면 일일 검사 건수가 5월 초 1만건대에서 5월 말 2만건대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재확산한 시기에 확진율도 함께 높아졌다는 점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검사 건수에만 정비례했다고는 할 수 없다.
9일 누적 완치자는 13만8천457명으로, 완치율은 78.7%다.
이란 일간 아르만은 9일자에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으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지목했다.
아르만은 "정부는 대중교통을 탈 때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라며 "대중교통에서 거리두기를 하려면 지하철, 버스의 수량이 많아져야 하지만 미국의 제재 탓에 수입이 안 되면서 항상 사람이 붐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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