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홍콩 캐세이퍼시픽에 6조원대 정부 주도 구제 자금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여객 수입 99% 급감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위기에 빠진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회생을 위한 대규모 구제계획을 내놨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은 "현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본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부 지원을 포함한 390억 홍콩달러(약 6조438억원) 규모 자금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우선 '항공(Aviation) 2020'이라는 공기업을 만들어 캐세이퍼시픽 지분의 6.08%에 해당하는 우선주 195억 홍콩달러(약 3조219억원) 어치를 매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78억 홍콩달러(약 1조2천87억원)를 단기 대출하기로 했으며, 최대 19억5천만 홍콩달러(약 3천21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 매입 가능성도 열어놨다.
기존 주주인 스와이어 퍼시픽과 에어차이나, 카타르항공 등도 지분율 감소를 받아들이고, 신주 주주할당발행 방식으로 117억 홍콩달러(약 1조8천131억원)를 공급할 계획이다.
홍콩 정부는 이번 구제방안에 따라 캐세이퍼시픽 이사회에 '옵서버' 2석을 얻게 됐지만, 항공사의 일상적 운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또 "정부가 캐세이퍼시픽 지분을 3~5년간 보유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홍콩의 국제 항공 허브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홍콩 내 반중시위로 어려움을 겪었던 캐세이퍼시픽은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여파로 2월부터 매달 25억~30억 홍콩달러(약 3천874억~4천649억원)의 손실을 봤으며, 전년 대비 여객 수입이 99%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제계획 발표를 앞두고 캐세이퍼시픽 등의 주식은 이날 오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며, 10일부터는 정상 거래될 예정이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