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조르기 금지부터 해체까지…뜨거운 미 경찰개혁 논쟁
시장협의회, 실무단 발족…미니애폴리스선 해체 놓고 시장-의회 이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를 계기로 경찰 개혁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시장협의회(USCM)는 8일(현지시간)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룰 새로운 실무 작업단을 발족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시카고와 탬파, 신시내티 등 3개 도시 시장이 이끌 이 실무 작업단은 경찰의 치안 유지 관행과 관련해 구체적인 권고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협의회 회장인 브라이언 바넷 미시간주 로체스터힐스 시장은 "시장들이 이 노력을 이끌 것"이라며 "이 나라의 시장들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구조적 인종 차별을 철폐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바넷 회장은 "흑인들은 지금까지 이 나라에서 너무 오랫동안 평등과 정의의 약속을 거부당해왔다"며 "이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 시장인 로리 라이트풋은 "이는 우리 지역사회에서 수세대 간 이어져 온 차별"이라며 "이 문제를 다루는 데 경찰의 책임은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칸소 주지사 애사 허친슨도 경찰 훈련과 기준 등을 다룰 태스크포스(TF)에 관해 9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시의회가 경찰에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경찰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범죄 단속과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경찰을 해체하자는 급진적인 주장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장 미니애폴리스 시장도 경찰 전면 해체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ABC 뉴스에 출연해 경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혁에 찬성한다면서도 전면 해체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찰 등 법 집행관들과 간담회를 열어 "예산 삭감과 경찰 해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윗에서 "급진적인 좌파 민주당은 경찰 예산을 끊어버리고 경찰을 해체하려고 한다"며 민주당을 표적으로 삼았다.
애틀랜타 시장인 케이샤 랜스 보텀스도 경찰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과 해체는 "애틀랜타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텀스 시장은 CNN에 나와 "이것(경찰예산 중단)이 선의를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며 "그(트럼프)는 메시지를 단순화한 뒤 이를 정치적 선전으로 증폭한다"고 말했다.
보텀스 시장은 "사람들은 지역사회를 위한 더 나은 지원 서비스를 원한다. 그들은 지역사회에서 더 적은 단속 활동과 더 많은 협력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휴스턴 경찰서장인 아트 아세베도도 CNN에 출연해 경찰 개혁의 방편으로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잘못된 것이라며 "그것(경찰 해체)은 혼란의 초대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사회는 더 적은 치안 활동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좋은 치안 활동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플로이드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목 조르기를 경찰관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방을 내놓고 있다.
미니애폴리스가 미네소타 주 정부와 경찰관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기로 합의했고, 캘리포니아 주 경찰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보안관도 목 조르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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