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궁에 20대 청년 페인트 공격…민심악화 반영?

입력 2020-06-09 01:55
브라질 대통령궁에 20대 청년 페인트 공격…민심악화 반영?

대통령 지지 시위대 규모 줄어…보우소나루 연설도 안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대통령궁이 20대 청년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0대 후반의 남성이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통령궁을 향해 붉은색 페인트통 18개를 던지고 일부 기물과 차량을 파손했다.

페인트 공격을 받은 곳은 평소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각료들이 공식 행사를 하는 장소다.

브라질 언론은 대통령궁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반달리즘(vandalism) 공격으로 표현했다. 반달리즘은 문화재·기념물이나 공공기물을 파괴하는 행위를 말한다.

브라질리아 경찰은 이 청년을 붙잡아 곧바로 연방경찰에 넘겼으며, 연방경찰은 현재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대통령궁이 반달리즘 공격을 받은 것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민심 악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3%·부정적 43%·보통 22%로 나왔다.

그러나 탄핵이나 자진 사임에 대해서는 아직은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 50%·찬성 46%로 나왔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사임에 대한 의견은 반대 50%·찬성 48%였다.

전날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반대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으나 지지 시위는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해오던 연설을 전날엔 하지 않았다.

브라질리아에서 벌어진 지지 시위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설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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