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아프리카로 쇄도…바이러스 확산 아랑곳 안 해"

입력 2020-06-09 01:23
"투자자들, 아프리카로 쇄도…바이러스 확산 아랑곳 안 해"

글로벌 경기부양책에 리스크 너머 수익 좇아…'과도한 활기' 경계 목소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투자자들이 마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프리카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팬데믹의 경제적·보건적 결과에 지속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식시장, 환율, 채권이 최소한 5월 초부터 활기차게 뛰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전례없는 경기 부양책 때문에 달러 약세와 함께 수익 추구가 다시 발동하면서 리스크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

신흥시장 정보제공사인 텔리머의 하스나인 말리크 주식전략연구 부문장(두바이 주재)은 "우리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투입과 정부의 재정지원 대(對) 회복형태에 대한 불확실성 간의 싸움에 다시 들어섰다"면서 "(시장에서) 가장 어설픈 이야기조차 세를 모으는 것을 보면 웬만한 리스크는 감내하려는 욕구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기 개발도상국 채권시장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12개 종목 중에 7개가 아프리카에 있다.

여기에는 동급 나라들의 평균 수익률 9.8%를 훌쩍 뛰어넘어 81%의 수익률로 선두를 달린 앙골라가 포함돼 있다. 앙골라는 현재 차관 일부를 재조정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가나의 세디와 잠비아의 콰차같은 화폐들도 달러당 최저 기록에서 회복됐다. 남아공 랜드화는 5월 초부터 10% 가치가 올라 동급 신흥시장 국가 중 멕시코 페소화에만 뒤졌다.

주식시장도 파티에 동참했다.

남아공 대표 주가지수는 3월 19일 저점에서 44%나 뛰어 무리 중 선두를 달렸고 나미비아는 41%, 나이지리아는 14% 각각 올랐다.

스탠더드은행의 아프리카 주식 평가지수는 38% 뛰었다.

아직 아프리카에서 팬데믹 최악 상황을 앞두고 있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다. 대륙 상당수 나라가 봉쇄령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둔화를 위한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아프리카 나라들은 감염률에 있어서 선진경제권보다 많이 뒤처져 있지만 대륙내 발병궤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부국들에 비해 팬데믹의 경제·의료적 파장에 대처할 금융 재원이 충분치 않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대륙내 확진자는 16만3천599명으로 글로벌 660만명의 3% 이하이고, 사망자는 전 세계 39만명의 1.2%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타격이 심한 남아공은 지난 5일 기준 4만명 이상 확진에 800명 이상 사망자를 기록했다.

시장의 활기가 때 이른 것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나이로비에 있는 AZA의 수석 리스크 담당인 마이클 은데리투는 "현재 대부분 아프리카 화폐들에 대해 '안정적'에서 '긍정적' 전망까지 갖고 있지만 우리는 시장내 과도한 활기를 경계한다"면서 "일부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거의 눈 감고 마치 팬데믹이 없는 것처럼 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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