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소행성 해양 충돌이 지구와 화성 생명 물질 만들어"

입력 2020-06-08 18:00
"고대 소행성 해양 충돌이 지구와 화성 생명 물질 만들어"

日연구진, 충돌 실험서 단백질 구성 아미노산 형성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40억년 전 태고대(太古代·Hedean) 지구의 바다에 소행성이 떨어지면서 충돌 충격으로 생명체 출현에 필수적인 물질이 형성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지구가 행성으로 태어나고 첫 지질시대인 시생대가 시작되기 전 고대 바다 어딘가에 소행성이 떨어져 형성된 충돌구들이 지구의 생명체 출현 과정을 설명해줄 중요한 단서를 갖고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도호쿠(東北)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과 국립 물질·재료연구기구(NIMS) 등의 연구진은 고대 운석이 바다에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화학반응을 모의실험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의 온라인 오픈 액세스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충돌 실험에서 단백질 구성 물질인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출현하는데 운석이 역할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구의 생명체 기원에 대해서는 운석 등에 실려 지구로 왔다는 외계 유입설과 지구 내부에서 형성됐다는 내생설이 맞서왔으며, 운석 내 아미노산과 기타 생체분자의 존재는 외계 유입설 쪽에 입을 실어왔다.

연구팀은 NIMS 실험실에서 1단식 화약총을 이용해 충격을 가하고 이산화탄소(CO₂)와 질소(N), 물(H₂O), 철(Fe) 간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태고대에는 대기가 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로 이뤄져 있었으며 소행성이 바다에 떨어졌을 때를 상정해 실험한 것이다.

그 결과, 글리신, 알라닌 등과 같은 아미노산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아미노산은 생물학적 반응의 촉매가 되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화성에도 한때 바다가 존재했다는 가설이 제기돼 있는데,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생명체가 출현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에 대양이 존재할 때 이산화탄소와 질소가 대기의 주요 구성 성분이고, 따라서 소행성이나 운석, 혜성의 충돌 충격으로 아미노산이 만들어져 고대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제공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후루카와 요시히로(古川善博) 도호쿠대 교수는 "운석이 지구와 화성에 더 복잡한 생체분자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밝혀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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