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2년만에 對세르비아 무역장벽 폐기…화해무드 조성되나

입력 2020-06-08 06:50
코소보, 2년만에 對세르비아 무역장벽 폐기…화해무드 조성되나

우파 성향 새 총리 취임 사흘만…평화협상 재개 가능성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내전을 겪은 발칸반도의 앙숙 코소보와 세르비아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파 정당 코소보민주동맹(LDK)의 압둘라 호티 총리가 이끄는 코소보 새 정부는 6일(현지시간) 세르비아산 제품에 대한 모든 무역 장벽을 폐지했다.

호티 총리가 지난 3일 의회 승인을 얻어 새 내각을 공식 출범시킨 지 불과 사흘 만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곧바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세르비아도 그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르비아가 코소보를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정책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유럽연합(EU)은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평화 협상을 중재해왔다. 하지만 코소보가 2018년 11월 세르비아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며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에 작년 10월 총선에서 반(反)세르비아 성향의 자결당(VV)이 1당으로 올라서며 관계 개선은 요원해 보였다.

이후 LDK와 연합해 지난 2월 출범한 알빈 쿠르티 총리 내각은 세르비아에 대한 관세를 폐기하면서 다른 무역 장벽을 도입해 EU와 미국의 반발을 불렀다.

EU와 미국은 러시아가 자국에 우호적인 세르비아의 힘을 빌려 발칸반도에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코소보와의 관계 정상화에 신경을 써왔다.

이런 가운데 대(對)세르비아 정책을 둘러싸고 연정 파트너인 VV와 LDK 간 갈등 끝에 쿠르티 내각이 3월 말 붕괴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쿠르티 내각에서 부총리를 지낸 호티 총리는 세르비아와의 평화 협상 재개를 지지해온 인물이다.

경제·외교 양면에서 코소보 최대 동맹인 미국은 호티 총리의 결정에 즉각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5천만달러(약 604억원) 규모의 경제 지원책을 내놨다.

세르비아 측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한 코소보의 선제 조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6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 결과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장 덜 해로운 결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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