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동포애 발휘하는 중남미 한인들…생활고 교민에 '온정'
멕시코·칠레·콜롬비아 등 한인사회, 취약계층 교민에 구호품 등 나눔활동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는 중남미에서 한인들이 나눔을 실천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있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시민경찰대는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위기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한인들을 위해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한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쌀과 라면, 마스크 등을 마련해 취약계층 145가구에 전달했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코로나 극복 동포연대와 예비역 연합장교단 등도 지방에 사는 취약 한인들과 고령자 등을 위해 나눔 활동을 벌였다.
콜롬비아한인회도 한인들이 모금한 1만7천달러(약 2천만원)로 어려운 한인들은 물론 생활고를 겪는 6·25 참전용사와 후손 40여 가구에도 구호품을 전달했다. 한인 가정에 마스크 4천500장도 배포했다.
남미 칠레에선 한인회가 최근 한인 취약계층과 워킹홀리데이 단기 체류자 등 200여 가구에 코로나19 구호품 키트를 나눠줬다.
한인들이 온정을 담아 마련한 키트엔 쌀, 라면, 김치 등 비상식량과 마스크, 소독젤 등 방역용품이 담겼다.
아르헨티나한인회 역시 '코로나19 극복 성금'으로 쌀, 라면, 미역, 김 등 생필품을 마련해 어려운 교민 가정에 나눠줬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중남미에선 한인사회 내에서도 생계 위기에 놓인 이들이 늘고 있다.
중남미엔 의류 도소매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대부분인데 각국에서 코로나19 봉쇄로 몇 달째 가게 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매출이 없어도 월세와 직원 월급을 꼬박꼬박 주느라 다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동포들을 잊지 않았다.
정성기 칠레한인회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위 사태와 코로나19로 칠레 한인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들지만, 동포들 사이에 응원과 따뜻한 마음이 모인다면 지금의 고난을 희망의 씨앗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남미 각국 한인들은 현지 경찰이나 취약계층에게도 마스크나 생필품 등을 기부하며 지역사회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초반 한국의 상황이 심각할 땐 고국에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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