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 미주까지…주말 지구촌 흔든 "흑인생명도 소중" 함성
'플로이드 추모' 미 전역 평화집회…아시아·유럽 각지서 항의행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주말인 6일(현지시간) 전세계 각지에서 연쇄적으로 열렸다.
'플로이드 추도' 분위기와 맞물려, 미국 내에서 격렬하게 진행됐던 시위가 평화적인 '추모 모드'로 돌아선 가운데 전 세계 곳곳에서 플로이드의 넋을 기리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차에 따라 아시아에서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항의 시위는 이어졌고, 전세계 곳곳에서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함성이 울려 퍼졌다.
추모 시위는 우리나라에서도 열렸다.
100여명의 참가자는 추모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피켓을 든 채 서울 명동에서 청계천 한빛 광장까지 침묵 행진을 했다.
한빛 광장에 도착한 행진 참가자들은 주최자의 안내에 따라 1분간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플로이드를 애도했다.
일본에서는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소재 JR 시부야역 앞 광장에 시민 약 500명이 모여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 경찰의 무자비한 대응을 비판했다.
이들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차별을 멈추라" 등의 내용이 담긴 영어 및 일본어 피켓·현수막 등을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대도시마다 항의 집회가 열렸다.
영국 런던의 의회 광장에는 수천 명이 집결했고, 참가자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가운데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1분 묵념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대부분은 마스크를 비롯한 얼굴가리개를 착용했고 장갑을 낀 사람도 많았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프랑스에서도 수도 파리, 릴과 낭트, 보르도, 마르세유 등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렸다.
CNN 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에는 경찰 추정 6천여명이 백악관과 링컨 기념관, 국회의사당, 내셔널몰 인근 국립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앞을 가득 메웠다.
특히 백악관 앞 집회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시위대 100여명은 시 외곽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 리조트 앞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에서는 두번째 추모식이 열렸다.
'플로이드 사망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4일 개최된 첫 추모식에 이은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추모 비행'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드미트리 네오나키스는 지난 5일 2시간 30분 동안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상공을 날며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불끈 쥔 주먹 형상을 그리며 하늘길을 비행한 것이다.
민간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는 트위터를 통해 네오나키스의 비행경로를 공개하고 공중에서 펼쳐진 항의 시위에 힘을 보탰다.
네오나키스는 "우리가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하고, 인종차별을 끝내야 한다"며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
바다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미국 흑인여성 서핑 모임 '블랙걸스 서프'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패들 아웃'(노 젓기) 행사를 제안하면서 '바다 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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