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의존 성향 있으면 우울증·불면증 위험 높아"

입력 2020-06-06 11:02
"알코올 의존 성향 있으면 우울증·불면증 위험 높아"

43만명 유전자 데이터 분석 결과…약물·담배 의존 가능성도 커

덴마크 오르후스대 등 연구진, '네이처 신경과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문제성 알코올 소비(problematic alcohol use)' 성향을 가진 사람은 유전적으로 우울증 등 신경 질환을 일으키거나 약물과 담배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국·독일·스웨덴·덴마크 5개국 과학자들이 UK 바이오뱅크 등에 등록된 43만여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여기서 '문제성 알코올 소비'의 범주엔 이미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알코올 소비로 인해 사회·정신·건강 측면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최근 실렸다.

6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연구팀은 '문제성 알코올 소비' 성향의 피험자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는 유전적 변이 패턴을, 우울증 등 다른 신경질환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전자 패턴과 대조했다.

그 결과, 알코올 남용과 다른 물질의 남용, 그리고 알코올 남용과 우울증·불면증·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의 유전적 연관성이 일부 드러났다.

문제성 알코올 소비와 관련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19개의 유전적 변이가 추가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10개만 알고 있었다.

이 가운데 16개의 유전자는 약으로 만드는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개발된 의약품으로 이들 16개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덴마크 오르후스대의 메터 니에하르트 생물의학 부교수는 "연관해 작용하는 유전적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나 유전자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환경 등 다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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