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혐의 유죄' 수리남 대통령, 연임 물거품…총선서 야당 승리
군부독재자 출신 바우테르서, 여당 총선 패배로 장기집권 끝날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정적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데시 바우테르서(74) 수리남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사실상 무산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수리남 선거당국은 지난달 25일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야당 연합이 승리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총 51석 중 여당 국민민주당의 의석은 종전 26석에서 16석으로 줄었다.
수리남 대통령은 의회 간접선거로 뽑히기 때문에 바우테르서 대통령의 장기 집권도 막을 내리게 됐다.
오는 8월 취임할 새 대통령으로는 야당 개혁당의 당수인 경찰 출신의 정치인 찬 산토키가 유력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1992년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수리남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리남 법원은 그가 군부독재 시절인 1982년 12월 정부 반대 세력 15명을 살해한 군사 작전을 지휘했다며 살인 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당시 사건에선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16명이 납치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중 1명만 살아남아 범행을 증언했다.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온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유죄 선고 후에도 구속되진 않았고, 곧바로 항소한 상태다.
그는 1999년 네덜란드 법원에서 마약밀매로 11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수리남 법에 따라 네덜란드로의 인도를 모면해 왔다.
한편 인구 60만 명가량의 수리남은 지난달 선거 당시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명이었으나, 10여 일 만에 90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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