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위때 최루탄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위험…사용 금지해야"

입력 2020-06-06 05:09
수정 2020-06-06 09:31
"미 시위때 최루탄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위험…사용 금지해야"

보건 전문가 1천명, 최루탄 사용 금지 청원서 제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흑인 사망 사건 항의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더욱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의학 교수이자 전염병 전문가인 피터 친홍 박사는 최루탄과 최루액분사기(페퍼스프레이)가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친홍 박사는 "최루 가스는 시위대의 기침과 고함, 비명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의 침방울이 다른 사람에게 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루탄이 발사되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도 마스크를 벗어 눈과 코, 입을 비비게 된다"며 "호흡기 자극 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코와 입, 폐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면 코로나19 감염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친홍 박사는 시위대를 향해서도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가 있기 때문에 시위 현장에서 코로나19가 더욱더 쉽게 전파될 수 있다며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고, 6피트(약 1.8m) 거리 두기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시위대가 최루 가스를 맞았을 때나 마스크가 찢어졌을 때를 대비해 여분의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비축해둘 것을 요청했다.

최루탄이 코로나19를 더욱 확산할 위험 등이 제기되면서 최루탄 사용금지 청원 운동도 본격화됐다.

친홍 박사를 비롯해 워싱턴대 소속 의료진 등 1천여명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 정부, 지역 경찰에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비롯한 호흡기 자극제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서를 보냈다.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최루탄 사용 금지 청원이 10여건 올라왔다.

'최루가스 사용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한 청원은 "최루 가스는 육체와 정신에 손상을 가하는 비인간적인 화학 무기이고, 공중 보건에도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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